사사기는 여호수아가 죽은 이후,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왕도 없고, 중심 지도자도 사라진 혼란의 시대. 하나님은 이때마다 ‘사사’라 불리는 지도자를 세워 이스라엘을 구원하셨습니다. 사사는 단순한 재판관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을 대리해 백성을 다스리고 이끌던 하나님의 도구였습니다.
사사기 1장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은 여전히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움직입니다. 하나님은 유다 지파에게 먼저 올라가라 명하시고, “그의 손에 넘겨 주었다”(1:2)는 약속을 주십니다. 실제로 유다는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을 쳐서 크게 이깁니다(1:4). 언약대로 하나님이 함께하신 결과입니다.
그런데 1장 후반부(16절 이후)를 보면 이상한 반복이 시작됩니다. “그들을 쫓아내지 못하였더라…” 이스라엘 각 지파가 가나안 족속을 완전히 몰아내지 못하고, 결국 그들과 함께 살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군사적 실패가 아니라, 영적 타협의 시작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땅을 넘겨주셨는데, 사람들은 믿음 없이 중간에서 멈춘 것입니다.
사사기 1장은 우리에게 이렇게 묻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넘겨주셨는데, 왜 실패했는가?”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신앙은 하나님께서 하신다는 말만으로는 끝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약속을 이루시지만, 그 약속은 믿음으로 순종할 때 완성됩니다. 이스라엘은 처음에는 순종했지만, 자기 방식대로 적당히 타협하며 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사사기의 역사는 반복되는 실패와 고통의 사이클이 됩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도 ‘중간에서 멈춘 믿음’, ‘편한 길을 선택한 순종’은 결국 실패로 이어집니다. 신앙은 끝까지 따르는 순종을 요구합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 삶의 전쟁터에서 “내가 너에게 넘겨주었다” 말씀하십니다. 이제, 우리는 그 말씀 앞에서 어떤 순종을 드릴지, 결단해야 할 시간입니다. 아멘.